2020 오페라속의 미학 학술포럼 비평문 (글쓴이: 김예림) > 오페라 속의 미학 공개학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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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020 오페라속의 미학 학술포럼 비평문 (글쓴이: 김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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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음악미학연구회 댓글 2건 조회 99회 작성일 20-10-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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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미학연구회 2020 학술포럼

2020년 9월 26일 (토) 현장, 2020년 10월 10일 유튜브

한국 오페라, 노래가 되어 날아오르다!

사람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인간 상과 사회의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접한다. 그리고 쓰여진 글들은 우리에게 다른 삶을 이해하고 경험하게 하며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도와준다. 이렇게 한 자 한 자 모인 글들과 같이 오페라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들을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그 사회적인 현상들을 드러낸 한국 오페라들을 2020년 10월 유튜브에서 진행된 “한국 오페라, 노래가 되어 날아오르다!”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다. 이 시간동안 네 발표자들은 4명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통하여 그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이끌어냈으며 이것은 현대 한국 오페라의 흥미로운 지점들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먼저 강지영 선생님은 “통속으로 피어오르는 예술, 인간을 담다.”라는 주제로 최우정 작곡가의 <1945>(2019) 면면을 밝혔다. 오페라 <1945>는 1945년 해방 직후 전재민 구제소에서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위안부인 분이와 미즈코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945>는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기는 하지만 역사보다는 ‘사람’을 기억하게 해주고 있다고 발표자는 말한다. 즉, 전래 동요인 <엄마야 누나야>, <두껍아 두껍아>와 트로트 <울리는 만주선>과 같은 친숙한 음악들을 서양음악어법 안에 재가공하고 인용함으로써 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현대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그리고 발표자가 이야기하는 ‘통속’이다. 작품 안에서 드러난 음악적 요소는 친숙한 음악의 사용을 통해 듣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 안에 몰입할 수 있는 열쇠를, 누군가에게는 그 시절 그 때의 향유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 인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1945>에서 드러나는 음악들은 극에서 드러나는 한 명의 인간을 사회와 사건에 묻혀 흘러가는 역사의 엑스트라가 아닌 한 명의 주연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지형주 선생님의 “설화의 비극 음악적 구원에 이르다”라는 주제로 이영조 작곡가의 <처용>(1987)에 관한 발표였다. <처용>은 『삼국유사』의 설화 주인공, 처용을 중심인물로 놓고 인간의 방탕한 모습으로의 타락과 사랑하는 이의 목숨마저 지키지 못하고 옥황상제 앞으로 불려가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발표자는 이 작품 안에 다양한 음악적 양식인 서양과 동양적인 것, 조성과 무조성의 혼합 등을 언급하며 상호문화성과 혼합성의 모습이 드러남을 지적하였다. 여기서 드러나는 상호문화성 및 혼합성의 모습은 아마도 서구적인 음악 어법과 한국의 국악의 요소들이 섞인 모습일 것이다. 작곡가 이영조의 말처럼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한국적 정서 표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극 중 비극을 ‘음악적인 구원’을 점철시키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음악 어법들은 상호문화성의 모습을 극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처용>이라는 작품 안에서는 서양과 동양의 그 어느 것으로도 나누어질 수 없는 작곡가 이영조만의 오페라를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손민경은 “죽은 노인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주제로 나실인의 <블랙리코더>(2019, rev.2020)를 들여다보았다. <블랙리코더>는 연극 <검은리코더>를 원작으로 두고 있으며 이승과 저승 사이에 위치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회적 문제를 끌어안고 고독사한 다섯 노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초고령사회의 슬픈 현실들을 그려냈다. 발표자는 다섯 노인들의 중창과 그를 이루는 가사에 대해 집중하였다. 중창은 슬프고 어두운 사회의 면을 풀어내며 서구 클래식, 트로트, 왈츠 등의 다양한 음악을 통해서 이러한 모습들을 희극적으로 풀어낸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가사는 소박한 삶과 일상을 이야기함으로써 친숙함을 드러내고 무거운 분위기를 보다 가볍게 만든다고 말하며 이로써 사회적인 어두운 문제를 직시하게 하고 그러한 문제에 대한 관객과의 소통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낸다고 발표하였다. 손민경 발표자가 이야기한, 그리고 작곡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자칫 너무 어둡고 암울할 수 있는 노인 문제를 음악의 다양한 요소를 사용하여 보다 가볍게 이끌어내어 청중에게 한 발 더 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음악적 요소와 장르, 그리고 친숙한 일상 이야기를 통한 가사의 전달은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음악극을 통해 인물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 모두의 문제임을 드러내는 것에 적절한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마지막 순서로 오예승 작곡가의 <김부장의 죽음>(2020)을 통한 이민희의 “죽음에 대면한 인간의 모습을 음악으로 그리는 방법”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김부장의 죽음>은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를 각색하여 한국의 ‘65년생 김부장’(한국 남성, 아버지)의 현실적인 생애와 죽음을 그려낸 작품이다. 오페라는 소극장 안에서 김부장이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를 그리고 있는데, 죽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음악과 무대 연출을 긴밀하게 엮었다고 말한다. 특히 죽음과 관련된 음악은 누구나 죽고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를 소규모 실내 앙상블과 찬송가와 같은 다양한 죽음에 관한 노래를 사용한다고 발표자는 말한다. 이러한 죽음을 그려낼 때 소극장 규모의 오페라 안에서 탁월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을 작곡가는 택하였고 이를 통해 한 인물의 죽음에 대해 생생함을 느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개인적인 진지한 고찰 또한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하여 흥미로운 여러 지점들을 학술포럼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과 현장을 느끼지 못하고 유튜브로 어찌 보면 일방적인 소통 창구가 될 수 있어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지만, 발표자들의 뛰어난 발표와 작곡가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잘 전달되어 이 시기의 아주 좋은 포럼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서양음악어법과 다양한 음악 장르와 요소, 그리고 한국의 사회적 모습과의 엮임을 통해 상호문화성 및 혼종성을 드러내는 네 작품들은 각 작품에서 등장하는 한 인간 상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범 인류적 개인을 지시할 수 있음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이로써 작곡가마다의 다양한 방식이 사용된 각 오페라 작품들이 각기 하나의 노래가 되어 힘찬 비상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한국 오페라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작품 안에서 드러나는 음악의 숨결들을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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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berg님의 댓글

berg 작성일

한국 창작음악을 다룬 오페라 세미나를 생생하게 기록해준 비평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mk님의 댓글

mk 작성일

화려한 오페라 속에 개인의 소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인간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폭넓은 관점으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짚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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